내일이면 개강이다.
방학이라봤자 별로 하던 일도 없었다. 빨리 개강이 오길 바라던 마음도 슬슬 들었지만, 막상 바쁜 일상이 시작된다니 역시 긴장이 된다.
계획인지 포부인지 모를 글을 쓰다보니 엄청 바쁠 모양새다. 그래도 일은 일단 벌려놓아야 수습이 된다. 이번 학기도 목표하는 바, 제대로 이루기를.
패기 넘치는 시간표와 아직 시간표에 적지 않은 목표.
1. 수학 공부
1년만에 수학과 다시 만난다. (작년 2학기 때 들은 통계학은 너무 날로 들어서 수학으로 치기가 죄책감이 든다.) 선형대수학과 심리통계학(그러니 이번 통계학은 좀 수학답게 들어야겠다.), MATLAB과 신경과학에 필요한 수학들을 익혀야 한다.
이제 수학 공포증에서 벗어날 때도 되었다. 남들보다 1년 더 배운 수학 덕분에 용돈벌이도 하고 사는데 말이다.
인지과학으로 가는 제대로 된 길을 만났다. 설사 조금 가파른 길이 나와도 당황하지 말고 꿋꿋이 내딛자.
- 책 두 권 독학
작년에 뇌인지과학 교수님께 한 학기동안 공부할 책 두 권을 추천받았다. 매트랩과 이론 신경과학인데, 수학공부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하는 독학에 한 권은 또 원서이니 힘들겠지만, 날짜를 정해서 꾸준히 해야겠다.
- 수업 복습
괜히 독학한다고 허세떨다 정작 중요한 수업을 놓치면 안 된다. 저번학기처럼 대충대충 공부하지 말고 최대한 교수님들, 친구들 활용해가며 제대로 기초를 쌓아야겠다.
2. 전공
전공 공부가 걱정되긴 한다. 심리학과 복수전공에 성공했으니 학점 걱정은 덜었지만, 그렇다고 바로 공부를 놓아서도 안 된다. 전공도 열심히 공부해야지. 매트랩은 공강시간에 고정시켜놓고, 남은 시간을 잘 활용해서 공부하고 준비해야겠다.
동생실이 '체감 1학점'이란다. 그나마 안심이다. 내 전선 11학점에 귀중한 3학점이 되어라.
3. 튜터링
교양 피어 튜터링의 튜터에 합격했다. 한국어 튜터인지 영어 튜터로 뽑혔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 텝스점수에 영어 튜터로는 뽑지 않았겠지. 과외에 이어 두 번째 용돈벌이가 생겼다. 13일에 오리엔테이션을 하면 외국인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튜티와 만난다. 20년 넘게 갈고닦은 한국어 능력으로 도와줘야지.
4. 우쿨렐레
3월 13일에는 동아리 소개제 공연, 3월 21에는 정기 공연. 금요일 저녁에는 쭉 멘토링 교육이다. 1년 동안 갈고 닦아 악보 없이도 한두 곡 정도 멋지게 칠 수 있으면 바랄 게 없다. 우쿨렐레는 멋진 악기다. 내가 우쿨렐레를 치며 느끼는 그 느낌만큼만 남들에게 전할 실력을 기르자.
5. GTQ
내 맘대로 3월 23일에 시험을 보기로 했다. 책은 샀다. 6일, 7일 아침에는 기본 기술을 훑고, 14일과 주말에는 모의고사와 기출문제를 3회씩 하면 대충 맞다. (책 보고 하니 한 회에 1시간? 3시간???) 보통 벼락치기가 아니지만. 이래뵈도 포토샵 5.0에서 시작했고, 동아리 포스터도 몇 번 만들어 보았으니 자신있다.
6. 운동
월, 화, 수, 토요일 운동이 가능하다. 자연대 헬스장은 5월달까지 끊었다. 일정이 바쁜만큼 건강이 중요하다. 꾸준히 하자. 신발과 세면 도구는 과방에 두면 된다.
7. 영어
토플 때 외운 단어 잊어버리기 전에 3월 10일자 텝스를 보려고 했는데, GTQ 준비도 해야하고 미리 사놓은 텝스 응시권도 친구가 사기로 해서 고민이다. 생각해보면 굳이 텝스를 볼 필요는 없을 법도 하다. 영양학에 필요한 점수는 저번 여름에 만들었고, 영어공부는 토플로 증명하지 않았나.
범용적인 기준(?)에 의하면 엄청 향상되지도 않았다; 지금 텝스를 봤는데 작년이랑 똑같이 700초반이 나오면 난 실망하고 영어를 포기하겠지. 안 될거야, 아마. 시험 공부만으로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데는 한계가 있기도 하다.
비정상적인 내 영어실력에 가장 필요한 공부는 말하기다. 지금 내 말하기 실력으로는 교환학생 가서 딱 굶어죽게 생겼다. 재작년에 영어회화 책도 한 권 사놓고서는 보지 않았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날에는 이거라도 들으면서 가야지. 언어는 직접 말하면서 공부해야 효율적인데, GTQ 끝내고 바쁘지 않다면 영어회화 스터디를 구해야하나.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8. 일본어?
룸메이트가 일본인이다. 한국어를 정말 잘하고, 열심히 배우려고도 한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나와는 이틀만에 꽤 친해졌다. 언어교육원 게시판에는 매일같이 언어교환 쪽지가 붙던데, 이런 기회를 놓치기는 너무 아깝다. 욕심이 생긴다. 일본어는 고등학생 때는 꽤 했었는데 말하려고 보니 단어를 다 잊었다. 일단 이것도 GTQ 끝나고 생각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