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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글/일기(2011~)

영어학원 등록 후기



  세상 살기 좋아졌습니다. 몸은 세시간 반 거리 광주에 있는데 강남 학원 수강신청이 됩니다. 온라인 결제라 하면, 편하긴 해도 해킹이니 개인정보 유출이니 항상 말이 많았습니다. 그랬던 게 어느새 스마트폰을 중간역 삼아 결제가 이루어집니다.  적어도 돈 쓰는 사람 마음은 약간 안심하게 만들어줍니다.
  학원비는 비쌌습니다. 공인인증서를 필요로 하는 금액을 훌쩍 넘겼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돈 값 한다 평하길래 결정한 학원입니다. 명불허전이 아니길 바랍니다. 깔끔하게 두 달, 돈과 시간과 노력을 들여 번듯한 스펙에 영어실력까지 얻을 수 있으면, 나쁜 거래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다만 이 돈이 제 돈이 아니라는 것은 마음에 걸립니다. 대학생이 되면 과외도 하고 알바도 하면서 제 살 길은 찾을 줄 알았는데, 부모님께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이러면서 정작 과외나 알바를 찾을 생각도 안 하고 푸념만 하고있으니 한심합니다.
  돈을 뜯어가는 쪽은 방법도 참 가지가지입니다. 보고있으면 참 '깨알같다'는 말이 딱입니다. 공인인증서도 정액제, 안전결제도 깨알같이 정액제. 게다가 그 공인인증서는 싸보이려고 '100원 모자라는 천 원'. 핸드폰을 사고 몇 달 안 되어 자동으로 가입되는 스팸 방지 서비스는 그냥 한 달에 천 원. 어째 다 통신요금 불평인 이유는 어제 핸드폰 요금을 납부했기 때문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만든 서비스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도, 역시 꺠알같습니다. 깨알같은 세상에 알토란같은 돈을 지키려면 제가 정신차리는 것 외에는 없을 것입니다. 어렵습니다. 눈 앞의 포인트는 산개전술을 쓰고 가맹 카드는 짜고 치는 고스톱인양 제 카드만 없습니다. 세계에서 서울이 가장 대중교통이 편리하다지만, 그래도 소리없이 사라지는 교통카드비는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그나마 지금은 대학생입니다. 학교 안에서는 아메리카노가 1500원입니다.(이것도 만드는 것 보면 더 없이 비싸보이긴 합니다) 2500원에도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고, 사치를 부려 3000원짜리 밥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학교 밖을 나가면, 같은 아메리카노가 3천원입니다. 상표만 적당하게 붙이면 커피가루 삶아서 물만 섞은 아메리카노가 5천원을 넘어가기도 합니다. 학교 밥 4끼는 사먹을 수 있는 돈으로 정식을 시켜야 합니다. 양은 학교 밥이 더 많고, 맛은 별반 차이 없습니다. 용돈 타서 학교 밥 사먹는 지금도 힘든데, 정말 나중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지금은 영어공부 하는 데만 집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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