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글/일기(2013~) (35)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4.12.11 이전 글을 전부 비공개 처리했으니, 2015년부터 카테고리를 새로 파서 새로이 일기를 쓰려고 했는데, 써지지 않는 레포트와 아무 말도 안 나오는 부모님과의 전화 통화에 마음이 답답하다. 글감도 잘 잡았으니 손 가는대로 글을 써보자. 어차피 이런 것 말곤 달리 할 능력도 없다. 자기 전, 그날 하루 다 쓴 만년필에 잉크 넣기를 좋아한다.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그 짧은 시간에 순수하게 '만년필에 잉크를 넣기 위한'행동을 한다. 펜을 분해해서 컨버터를 꺼내고, 컨버터 꼭지를 잉크병에 담가 나사 손에 잉크가 묻지 않게 조심하면서 손잡이를 돌린다. 작은 원통에 잉크가 서서히 들어온다. 잉크병을 잠그고 펜을 다시 조립한다. 작년에 산 남색 잉크도 많이 써서 거의 바닥이다. 그래서 요새는 잉크 표면까지 컨버터를.. 2014.11.21 페북에나 올릴 법한 단문 1. 운동한 보람.9층까지 계단으로 올라왔는데 숨이 안 찬다. 2. 인지부조화를 인지한 상태라면생각을 놓는 편이 속도 편하지 않을까.생각을 하면 할 수록 충돌이 커지잖아. 3. 누가 나를관리자 권한으로 실행해주면 좋겠다.ctrl+shift 키를 누르고 더블클릭.'이런 글 쓰지 말고 과제를 끝내라. 생각도 좀 놓고' 2014.10.12 졸논때문에 논문 찾는 일이 많아졌다. 리뷰 논문을 쓰는데 리뷰 논문을 보는 안습함은 학계는커녕 과제 하나에도 몸을 사리는 학부생에겐 당연한 비참함이다. scholar.google.com에 며칠 있었더니 왜 네이처의 IF가 40이 넘는지 알겠다. 그곳에 실리는 리뷰 논문은 논문이라기보단 대가가 쓴 교과서의 단락처럼 알차다. 그런데 왜 나는 내 논문에 글자 수도 채우지 못하고 그 알찬 논문들도 한 두 문장조차 넘기지를 못할까. 논문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이유는 영어가 딸려서일까, 집중력이 딸려서일까, 모니터 너머의 글자에 눈이 부신 걸까 한국어 웹 페이지가 너무 재미있어서일까. 과학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평생 업으로 삼을 만큼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평생이든 몇십 년이든 좋아할 다른 일은 아직 찾지 못했.. 10월 11일 후기 일주일에 한 번 일기 쓰기. 주기(週記)? 정신적으로 상태가 좋지 않다. 신경생물학 시간에 잠깐 단어만 비추고, 이상심리학 시간엔 무슨 마법의 약마냥 매번 나오는 SSRI, 그거라도 처방받으면 편하려나?6개월 이상 복용해야 효과가 난다는데, 어차피 학기는 3개월 남짓이니 조금만 참자. 이번 주는 수요일 공강 - 목요일 한글날 - 금요일 휴강의 환상의 조합이었지만, 공부는 안 하고 스트레스만 쌓였다. 차라리 고향에 내려갔다면 어땠을까도 싶지만 이미 지난 시간, 잡생각은 버리고 발전할 길을 찾자. 뭉텅이로 주어진 시간을 잘 쓰지 못해 제대고 공부하지 못하고 잠을 자거나 사람들과 놀았다. 일을 인지하고 계획을 세워놓고서도 노는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에 집중이 안 되 더 놀게 되고, 그 결과 스.. 10월 4일 후기 "계속적인 내면의 성찰은 자신의 행동, 갈망, 동기에 대한 민감도를 높인다. 자신의 실수를 찾아내고, 이를 없애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한다. 그러려면 무의식적 동기를 의식적 세계로 끌어와야 한다."- 크리스토프 코프, '의식' 일기를 쓰지 않는 핑계거리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1. 일기를 쓰기에 너무 바쁘다. 2. 일기를 쓰기에 문장이 너무 안 나온다. 3. 일기를 쓰기에 일상이 부끄럽다. 1번에 대해 말하자면,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 신경생리학 연구실 랩 미팅 때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있었다. '하루에 랩 노트 쓰는데 30분 이상 걸리지 않는 사람은 발전이 없을 것이다' 이제 통학 시간 두 시간이 하루에서 빠졌으니, 하루에 한 번이 힘들다면 사흘에 한 번이라도, 적어도 주말에 한 번이라도 글을 쓰도록 .. 2014.04.23 후기 리그베다 위키에 리포그램이라는 글을 읽는데, 읽다 보니 나도 해볾직하기에 도전한다. 1. 오트밀을 구입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이 망할 오트밀은 줄어들지 기미가 안 보인다. 요리하던 중에 플메들과 인간이 왜 오트밀 따위를 먹는지 이야기하는데, 그 친구들은 오트밀은 그래도 혀에 감각은 전해진다 카더라. 자기들 부모님이 보내준 Porridge는 정말 무미(無味)하단다. 읭? 오트밀과 porridge가 같은 게 아니냐고 물으니 porridge를 직접 보여준다. 과연, 'Oatmeal porridge'라고 적힌 포대 안 내용물은 부풀려 말하면 정말 돼지도 안 먹게 보인다. 2. 요리를 하려고 뒤집개를 찾는데, 기름이 묻은 걸 보니 플메가 무언가 볶던 모양이다. '나 네 뒤집개 빌려도 돼?' 라고 물으려는데.. 내 생일 후기 페이스북에 쓰다 정리가 되지 않아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외국에서 맞는 생일은 여덟 시간 시차만큼 보너스를 받는다. 그 어제오늘 이틀을 생각 없이 친구들과 즐겁게 보냈다.케잌을 먹고 친구 집에서 놀다가 자정에서야 돌아왔다. 페이스북에서 한국어와 영어로 된 생일 축하 메시지들을 읽었다. 나는 인복은 있다. 내 주변 이들은 다들 좋은 사람들이다. 나밖에 모르던 내가 이곳 걱정 없을 낙원에서 그나마 얻은 교훈이 있다면, 나 한 사람 행복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내 옆에 있었다는 점이다.항상 자신보다 나를 챙겨주시는 부모님. 마지막까지 내 편이 될 가족과 친하지 않아도 몰래몰래 챙겨주시는 친척들.서류에 도장을 찍어주신 지도교수님과 내 소중한 시간을 그보다 더 소중한 지식으로 채워주신 교수님들.수업을 외롭지 않.. 해외에서 두 달, 언어장애 한국 밖에서 두 달 조금 넘게 살았다. 영어가 늘 기미는 없건만 한국어는 빠르게 잊혀진다. 긴 글을 쓰러다 몇 번은 비공개로, 몇 번은 그냥 포기로 끝났다. 글감이 내 뜻대로 나아가지 않는다. 예전에는 주제가 있으면 손은 자연스레 따라갔다. 다시 읽으면 개발괴발인 글이 되더라도 일단은 일타휘지로 문단을 만들고, 그 다음에 한 문장씩 고쳐나갔다. 지금은 머리에서 힘겹게 문장을 짜내는데 그마저도 시원찮다! 공개적으로 포스팅한 글에 기본적인 문장 호응도 안 맞기가 부지기수이니 말 다했다. 어떤 기술이든 항상 갈고 닦지 않으면 녹쓸기 마련. 하지만 내 딴으로 길러온 모국어 필력이 스러지는 사태를 마냥 인정하기도 비극이다('사태'대신 훨씬 좋은 낱말이 있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정말 심각하다.). 사진을 올릴 ..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