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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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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건조증 안구건조증이 있다는 사실을 시력교정 검사를 하고서야 알아냈다. 눈에 마취제를 바르고 종이를 끼워 눈물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를 아는 검사를 했다. 나는 보통 사람들 눈의 절반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자는 시간 빼고 하루 종일 눈을 써왔는데도 왜 나는 내가 안구건조증인지도 모르고 살았을까? 안구건조증이 없던적이 없었기에 비교할 대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렌즈도 안 끼고 수술도 안 한 맨눈이 설마 안구건조증이겠거니 했던 것이다. 물론 나도 안구건조를 느낄 때가 있었다. 렌즈를 낄 때는 얼마 되지도 않아 눈이 말랐다. 그럴 때면 인공 눈물을 눈에 뿌렸다. 바닷물을 삼키듯 인공눈물을 넣을 때만 시원하고 좋았지 뚜껑을 닫자마자 다시 건조해졌다. 너무 많이 치다 보니 속눈썹에 소금이 엉켜 인공 눈곱이 꼈다..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며 대학생 시절, 나의 꿈은 내가 이룬 연구가 교과서에 실리는 것이었다. 모두가 기억할 만한 사실을 발견하고 싶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남의 전공도 듣고 책도 읽고 혼자 학회도 갔다. 블로그에 수업 내용을 정리하고, 내 생각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 시절에 나는 김연수의 에 나오는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할 때, 우주는 우리를 돕는다' 라는 구절을 좋아했다. 그렇지만 매일 할 수 있는 일. 가령 한 학기 수업에 쓰는 교과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려고 할 때나 그 문장을 곱씹었지, 매일 하지 못하는 일을 꿈꾸었을 때는 그 문장을 떠올리지 못했다. 우주는 내가 매일 교과서의 한 챕터를 읽어나갈 때에는 나를 도왔지만, 교과서에 실릴만큼 대단한 연구를 하는 일에는 도와주지 않았다. 무심한 우주를 내 편으로 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