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전 글

(104)
모두가 만족하는 수가 판타지 세계엔 있을까? 판타지 속 세계는 현실 세계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거리를 두고 폭력을 감상할 수 있을 만큼은 현실 세상과 동떨어져 있다. 이야기에 공감하고 즐길 만큼은 현실과 가깝다. 그래서 판타지 문학을 읽으면 거리를 두고 이세계를 감상하면서도 동시에 현실 세계를 낯설게 볼 수 있다. 마수가 나타나는 중세 판타지 세계는 우리 세계와 달라 보이지만, '서로가 도우면 다 같이 행복하지만 믿지 못하는' 관계로 가득한 점은 맞닿아 있다. 속 세계는 이 지점에서 달라진다. 주인공 울리케 피어클리벤이 불신 가득한 관계를 서서히 바꾸려 하기 때문이다. 폭력으로만 성립하던 관계에 상호 이익을 추구한다. 말만으로 험악한 세상이 바뀌지는 않는 법. 울리케의 뒤에는 용 빌러디저드가 있다. 누구도 그 앞에서 꺼낸 말을 번복하지 못할만큼 ..
2016.2.18 오늘은 돌아다니고 일 보고 사람 만나 얘기하느라 다른 일을 하지 못했다. 저녁에는 오랜만에 동아리 친구들을 만나서 시간모르게 이야기를 하다 왔다. 그래도 오랜만에 봐도 어색하지 않은 대학 친구, 졸업식에 같이 사진찍을 친구들은 남아서 다행이다. 내일은 일단 오늘 하던 일 잊고 컴활 공부에 전념해야지. 웬만하면 모레 붙자.
읽은 책 짧게 정리 - 미치오 카쿠 - 마음의 미래 근로장학+20학점 학기가 끝났다. 근로를 하는 동안 시간이 남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대로 읽다보면 한 권을 읽고 한 권을 잊을 성싶어 메모로 남겨두어야겠다. 페이스북에서 하는 김영사 이벤트에 당첨되어 미치오 카쿠 선생님을 직접 뵈었다. 만나뵌 김에 책에 사인이나 받아야겠다 싶어 바로 전날 구매했다. 계획 외의 독서였다. 책을 샀으니 읽어야지. 이론물리학자의 관점에서 신경과학 연구가 어떻게 보일지 + 그래도 비전공자인데 얼마나 내용을 잘 담았을지 감히 궁금하기도 했다. 내용이 많지만 가벼운 문체로 서술되어 쉽게 읽었다. 짧은 장에 하나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논하고, 그 주제에서 생겨나는 궁금증을 다음 장에서 언급하는 식이었다. 차례를 보고 한 장만 찾아보아도 독립적으로 읽을 수 있으면서 전체적으로 보아도..
2014.12.11 이전 글을 전부 비공개 처리했으니, 2015년부터 카테고리를 새로 파서 새로이 일기를 쓰려고 했는데, 써지지 않는 레포트와 아무 말도 안 나오는 부모님과의 전화 통화에 마음이 답답하다. 글감도 잘 잡았으니 손 가는대로 글을 써보자. 어차피 이런 것 말곤 달리 할 능력도 없다. 자기 전, 그날 하루 다 쓴 만년필에 잉크 넣기를 좋아한다.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그 짧은 시간에 순수하게 '만년필에 잉크를 넣기 위한'행동을 한다. 펜을 분해해서 컨버터를 꺼내고, 컨버터 꼭지를 잉크병에 담가 나사 손에 잉크가 묻지 않게 조심하면서 손잡이를 돌린다. 작은 원통에 잉크가 서서히 들어온다. 잉크병을 잠그고 펜을 다시 조립한다. 작년에 산 남색 잉크도 많이 써서 거의 바닥이다. 그래서 요새는 잉크 표면까지 컨버터를..
2014.11.21 페북에나 올릴 법한 단문 1. 운동한 보람.9층까지 계단으로 올라왔는데 숨이 안 찬다. 2. 인지부조화를 인지한 상태라면생각을 놓는 편이 속도 편하지 않을까.생각을 하면 할 수록 충돌이 커지잖아. 3. 누가 나를관리자 권한으로 실행해주면 좋겠다.ctrl+shift 키를 누르고 더블클릭.'이런 글 쓰지 말고 과제를 끝내라. 생각도 좀 놓고'
2014.10.12 졸논때문에 논문 찾는 일이 많아졌다. 리뷰 논문을 쓰는데 리뷰 논문을 보는 안습함은 학계는커녕 과제 하나에도 몸을 사리는 학부생에겐 당연한 비참함이다. scholar.google.com에 며칠 있었더니 왜 네이처의 IF가 40이 넘는지 알겠다. 그곳에 실리는 리뷰 논문은 논문이라기보단 대가가 쓴 교과서의 단락처럼 알차다. 그런데 왜 나는 내 논문에 글자 수도 채우지 못하고 그 알찬 논문들도 한 두 문장조차 넘기지를 못할까. 논문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이유는 영어가 딸려서일까, 집중력이 딸려서일까, 모니터 너머의 글자에 눈이 부신 걸까 한국어 웹 페이지가 너무 재미있어서일까. 과학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평생 업으로 삼을 만큼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평생이든 몇십 년이든 좋아할 다른 일은 아직 찾지 못했..
10월 11일 후기 일주일에 한 번 일기 쓰기. 주기(週記)? 정신적으로 상태가 좋지 않다. 신경생물학 시간에 잠깐 단어만 비추고, 이상심리학 시간엔 무슨 마법의 약마냥 매번 나오는 SSRI, 그거라도 처방받으면 편하려나?6개월 이상 복용해야 효과가 난다는데, 어차피 학기는 3개월 남짓이니 조금만 참자. 이번 주는 수요일 공강 - 목요일 한글날 - 금요일 휴강의 환상의 조합이었지만, 공부는 안 하고 스트레스만 쌓였다. 차라리 고향에 내려갔다면 어땠을까도 싶지만 이미 지난 시간, 잡생각은 버리고 발전할 길을 찾자. 뭉텅이로 주어진 시간을 잘 쓰지 못해 제대고 공부하지 못하고 잠을 자거나 사람들과 놀았다. 일을 인지하고 계획을 세워놓고서도 노는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에 집중이 안 되 더 놀게 되고, 그 결과 스..
10월 4일 후기 "계속적인 내면의 성찰은 자신의 행동, 갈망, 동기에 대한 민감도를 높인다. 자신의 실수를 찾아내고, 이를 없애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한다. 그러려면 무의식적 동기를 의식적 세계로 끌어와야 한다."- 크리스토프 코프, '의식' 일기를 쓰지 않는 핑계거리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1. 일기를 쓰기에 너무 바쁘다. 2. 일기를 쓰기에 문장이 너무 안 나온다. 3. 일기를 쓰기에 일상이 부끄럽다. 1번에 대해 말하자면,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 신경생리학 연구실 랩 미팅 때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있었다. '하루에 랩 노트 쓰는데 30분 이상 걸리지 않는 사람은 발전이 없을 것이다' 이제 통학 시간 두 시간이 하루에서 빠졌으니, 하루에 한 번이 힘들다면 사흘에 한 번이라도, 적어도 주말에 한 번이라도 글을 쓰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