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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3 후기 리그베다 위키에 리포그램이라는 글을 읽는데, 읽다 보니 나도 해볾직하기에 도전한다. 1. 오트밀을 구입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이 망할 오트밀은 줄어들지 기미가 안 보인다. 요리하던 중에 플메들과 인간이 왜 오트밀 따위를 먹는지 이야기하는데, 그 친구들은 오트밀은 그래도 혀에 감각은 전해진다 카더라. 자기들 부모님이 보내준 Porridge는 정말 무미(無味)하단다. 읭? 오트밀과 porridge가 같은 게 아니냐고 물으니 porridge를 직접 보여준다. 과연, 'Oatmeal porridge'라고 적힌 포대 안 내용물은 부풀려 말하면 정말 돼지도 안 먹게 보인다. 2. 요리를 하려고 뒤집개를 찾는데, 기름이 묻은 걸 보니 플메가 무언가 볶던 모양이다. '나 네 뒤집개 빌려도 돼?' 라고 물으려는데..
내 생일 후기 페이스북에 쓰다 정리가 되지 않아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외국에서 맞는 생일은 여덟 시간 시차만큼 보너스를 받는다. 그 어제오늘 이틀을 생각 없이 친구들과 즐겁게 보냈다.케잌을 먹고 친구 집에서 놀다가 자정에서야 돌아왔다. 페이스북에서 한국어와 영어로 된 생일 축하 메시지들을 읽었다. 나는 인복은 있다. 내 주변 이들은 다들 좋은 사람들이다. 나밖에 모르던 내가 이곳 걱정 없을 낙원에서 그나마 얻은 교훈이 있다면, 나 한 사람 행복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내 옆에 있었다는 점이다.항상 자신보다 나를 챙겨주시는 부모님. 마지막까지 내 편이 될 가족과 친하지 않아도 몰래몰래 챙겨주시는 친척들.서류에 도장을 찍어주신 지도교수님과 내 소중한 시간을 그보다 더 소중한 지식으로 채워주신 교수님들.수업을 외롭지 않..
해외에서 두 달, 언어장애 한국 밖에서 두 달 조금 넘게 살았다. 영어가 늘 기미는 없건만 한국어는 빠르게 잊혀진다. 긴 글을 쓰러다 몇 번은 비공개로, 몇 번은 그냥 포기로 끝났다. 글감이 내 뜻대로 나아가지 않는다. 예전에는 주제가 있으면 손은 자연스레 따라갔다. 다시 읽으면 개발괴발인 글이 되더라도 일단은 일타휘지로 문단을 만들고, 그 다음에 한 문장씩 고쳐나갔다. 지금은 머리에서 힘겹게 문장을 짜내는데 그마저도 시원찮다! 공개적으로 포스팅한 글에 기본적인 문장 호응도 안 맞기가 부지기수이니 말 다했다. 어떤 기술이든 항상 갈고 닦지 않으면 녹쓸기 마련. 하지만 내 딴으로 길러온 모국어 필력이 스러지는 사태를 마냥 인정하기도 비극이다('사태'대신 훨씬 좋은 낱말이 있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정말 심각하다.). 사진을 올릴 ..
23.02.2014 생활 후기 쓰던 진지한 글들 다 내버려두고, 광고 한 줄 없는 개인적인 블로그 걸맞게 가볍게 쓰는 일기...였는데 진지해졌다. 초반부와 후반부 글이 너무 달라져서 결국 찢기로 했다. 때때로 삶에는 원하지 않는 변수가 끼어든다. 빨래방에서 빨래를 가지고 오는 길, 지갑을 챙겨왔는데도 안에 (집 열쇠 기능이 있는)학생증을 넣지 않은 바람에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플랫메이트들에게 연락했지만 모두들 밖에서 불타는 토요일을 보내고 있었다. 다 젖은 빨래더미 옆에서 고민하다가, 하는 수 없이 같이 교환학생을 온 윗층 친구네 집으로 올라갔다. 그래서 어떤 일이 있었냐? 우리집 플랫메이트들이 돌아올 동안 민폐를 끼치며 구석에서 빨래와 함께 쭈그려 있었나? 그랬을리가. 그쪽 집의 플랫메이트가 내 친구가 같이 영화를 보자고 해서, ..
아일랜드 생활 후기_사람에 대해서 짤은 오늘 힘겹게 갔다온 더블린 남부 택배 센터. 사진보다 훨씬 무지개가 잘 보였어요. 아일랜드는 하늘이 땅과 가까워서, 비가 흔한만큼 무지개도 자주 뜹니다.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그 친구들에게 익숙해진 후에나 쓰려 했습니다. 하지만 글은 쓰고 싶을 때 써야 내용이 술술 나오고, 뭐든 익숙해지고 나면 글감조차 안 될 만큼 사소해지는 법. 제목을 쓰고 나니 글에 속도가 붙습니다. 저는 다른 건 몰라도 인복 하나는 타고났습니다. 제 주변에는 정말 좋은 사람들만 붙습니다. 제 성격이 사람 따르고 자리 만들기 좋아하는 성격이라면 또 모르는데, 하루종일 방 안에 가둬두어도 쉬운 장난감 몇 개만 있으면 시간갈 줄 모르는 사람이 또 저라서 그저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가장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은 사람은..
040214_아일랜드 생활 후기_영어에 대해서 짤은 흔한 Grafton Street의 버스커...는 아니고 UK 싱글 차트에도 몇 번 오른 대단하신 분들이라고. 오랜만에 한국어로 글을 씁니다. 어찌저찌해서 몇 년 전에 쓴 일기를 읽다 보니 다시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을 표현하는데는 독백보다는 남에게 알리는 모양새가 읽기에도 쉽습니다. 의식의 흐름마냥 당장에 생각을 풀어내기도 필요하겠지만, 이 글을 읽을 누군가와, 훗날의 나라는 가장 중요한 독자를 위하여. 최대한 짜임새있게 일상을 써보겠습니다. 당연히 주제는 아일랜드 생활입니다. 제목은 후기이지만 내용은 일기라, 아일랜드에서 어학연수를 하실 분들한테는 별 도움은 되지 않겠습니다ㅠ 일이 많아질수록 생각이 깊어질 겨를이 나지 않습니다. 고작 3주가 지났지만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
2013. 12. 18 마음 속 생각을 밖으로 내뱉는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지. 생각을 표출하기를 좋아한다. 듣는 이가 있으면 물론 더 좋지만, 그리고 그가 내 생각과 다르다면 더더욱 좋겠지만, 듣는이가 없고 읽는이가 없어도 상관 없다. 이 일기를 왜 쓰고 있겠나. 머릿속에 떠다니던 무형의 생각이 말이든 글이든 어떠한 형식으로 다듬어지는 것은 마치 장난감이나 퍼즐을 조립처럼 재미있다.재미라는 말로는 모자란다. 이것은 쾌락적이다. 생각이 반박되는 순간을 좋아한다. '아 그런 면도 있구나'도 좋지만 '아, 내가 이 문제에서는 완전히 틀렸구나.'라는 깨달음이 드는 순간순간은, 정말 잊을 수 없다.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격언도 있지만, 지적인 대화에서의 패배는 문자 그대로의 승리이다. 고민하고 인정하면서 생각이 나아가는 기회는 흔하..
2013.12.16 글씨가 왜 크고 작게 나오지?? css를 잘못만졌나..? 학관 앞에서 자보를 읽다가 엉겁결에 인터뷰를 당했다. KBS '방송'이었다. 언론에 글이 아닌 영상으로 인터뷰를 하기는 처음이었다. 너무 말을 못해서 뉴스에 나올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말을 정리하다 보니 생각도 같이 정리가 되는 기분이었다. 이번 학기에 인지부조화애 대해 배워서 그런지, 누군가의 앞에서 어떤 말을 하는 순간부터 태도가 강화되어 정말 행동에 들어가지는 않을까 순간 불안했다. 다행히(?) '행동을 부를 만한 말'이 입밖에 나오지도 않았다. 자신있게 나온 내 '의견'은 '결국엔 끼리끼리 모여 자기들끼리 소통에 만족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보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공간에서, 글을 통한 논리적인 소통이 가능하리란 점에서 긍정적으로 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