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꿀꿀할 때는 켄트 음악이 제격입니다. 지금 듣고 있는 곡은 6번째 미니앨범의 Ansgar & Evelyne입니다. 한동안 켄트를 듣지 않다가 듣다보니 기분이 새로웠....는데, 역시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쓰는 건 힘드네요. 전 멀티태스킹이 안 되는 사람입니다. 일시정지를 누르고 돌아왔습니다. 한때 켄트를 정말 좋아했던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잠이오지 않을 때, 헤드셋을 쓰고 예약을 맞춰놓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곤 했습니다. 스웨덴어 가사는 발음조차 뭔지 모르겠고, 영어나 한국어로 번역된 가사를 봐도 도저히 무슨 말인지 모를 가락들이 좋았습니다. 자주 곱씹었던 가사 한마디 한마디는 아직도 가끔 걸어갈 때면 떠오르곤 합니다. 슬슬 스타일이 변해가는 게 아쉽지만, 여전히 켄트는 제 최고의 밴드입니다.
주옥같은 노래들 중에서 하나를 뽑자면.. Mannen I Den Vita Hatten (16 år Senare) - The Man In The White Hat (16 Years Later)
(스웨덴에서는 졸업식을 할 때 하얀 해군 모자를 쓴다고 합니다. 바이킹의 후예라나, 뭐라나.. 어쨌든, 건조하게 풀어쓰면 졸업식 16년 후 쯤 되겠습니다.)
제 깜냥으로는 감히 이 가사를 온전히 우리말로 옮길 수 없겠지만..
(+게다가 스웨덴어>영어>한국어 3단번역이니 얼마나 왜곡할지..;)
A row of benches in a restless late April
I look over my shoulder and see you blink
I can have you whenever you want
A wind blows trash along the corridor one last time
And you and I hold our breath and hold hands during the leap
It’s not so far from home
분주한 늦은 4월 벤치에서
내 어깨 너머 깜빡이는 너를 바라봐.
'네가 원하는 건 뭐든 다 해줄 수 있어'
마지막으로 바람이 복도 사이의 휴지를 쓸어갈 때,
너와 내가 뛰어오를 때, 우리는 숨을 들이쉬며 손을 잡고 있었어.
이제 집에 거의 다다랐어.
Still there are thousands of tears left
They were yours to give to anyone
At last
They are the most precious jewellery you have
So never apologise again
At last we cross their borders
아직 눈물 수천 방울이 남아있어.
누구에게나 줄 수 있는 네 것이었잖아.
결국에는
네가 가진 가장 소중한 보석이 될테니까.
그러니까, 다시는 미안해지 마
결국에는
우리는 우리의 한계를 뛰어 넘을거야.
Do you remember our blood-oath, our law
Our stupid crusade toward an equally stupid city
I remember it all, like nails on glass
But you just laugh at me, diminish everything to a joke
But I can see in your anxious posture, your hunting look that it feels
That it’s a long way home
우리끼리의 피의 맹세, 약속을 기억해?
똑같이 바보같았던 도시에 날리던 우리의 바보같았던 전쟁을
유리에 박힌 못처럼, 난 전부 기억해.
넌 그저 날 보고 웃었지, 모든 걸 농담으로 넘기려 했었어.
그래도 네 불안한 자세를, 상처받은 모습을 볼 수 있어.
집으로 가기엔 아직 멀었구나.
And soon there are no tears left
They were ours to give to anyone
At last
They are the most precious jewellery we have
So never apologise again
At last you set your own borders
이제 곧 눈물마저 다 떨어지겠지.
누구에게나 줄 수 있는 네 것이었잖아.
결국에는
우리가 가진 가장 귀중한 보석이 될 테니까
다시는 미안해하지 마
결국에는
넌 네 한계를 긋게 될 테니까.
That boy I never knew
Who walked on streets I never saw
And thought thoughts I never thought
Under a thin and flying hair
내가 한번도 안 적 없었던 소년
내가 한번도 본 적 없었던 길을 걸어가고
내가 한번도 한 적 없었던 생각을 하면서
바람에 얇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And all the emotions struck and exploded
Every day full of holes
In a time when nothing happened
In a town that always slept
그리고 모든 감정이 부딪치고 폭발할 때
매일매일이 구멍 투성이가 되어가지만,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과
언제나 잠들어있는 마을에서
But darling we were all once little
Yes, we were all once little
Yes, we were all once little
하지만 우리는 고작 한 번뿐이잖아.
그래, 우리 삶은 고작 한 번 뿐이야.
그래, 우리 삶은 고작 한 번 뿐이야.
I throw stones in my glass-house
I throw darts in my incubator
And so I grow my fear
Yes I constantly sow new seeds
난 내 유리 온실에 돌을 던지고,
내 인큐베이터에 다트를 날려.
그리고 난 내 분노를 키워내서
그래, 난 끊임없이 새로운 씨앗을 심어.
And in my green-house I'm safe
There, envy grows bright and green
I am scared out of my life of living
And I am deathly afraid of dying
그리고 내 유리 온실 안에서 난 안전해.
질투가 밝고 푸르게 자라나는 곳.
난 살아있다는, 내 삶이 너무 무섭고
죽는게 죽을 정도로 두려워.
But darling we will all one time die
Yes, we will all one time die
Yes, we will all one time die
하지만 우린 결국 한 번씩은 죽잖아.
그래, 우린 모두 한 번은 죽어.
그래, 우린 모두 한 번은 죽어.
We will all one time die
We will all one time die
We will all one time die
그래, 우린 모두 한 번은 죽어.
거의 스웨덴 안에서만 노는 분들이라, 제 인생에 라이브 들을 일도 별로 없겠지만,
켄트 노래는 혼자 헤드셋 끼고 눈감고 듣는 게 제일입니다.
되도않는 가사를 옮겨쓰다보니 격하게 켄트가 땅기네요.
여기에는 CD뿐인데, 나한테 CDP는 노트북밖에 없는데, 리핑해놓은 파일은 전부 광주에 있는데....
1교시 일반화학 시간에 지각한 건 오늘이 두번째입니다. 어제 작물생명과학 일일호프에 간 게 잘못이었습니다. 많이 마시지도 않았고, 버스가 끊기기도 전에 기숙사에 도착해서 발 씻고 잤는데 일어나보니 수업시작 7분 전이었습니다. 술은 못 해도 깨기는 빨리 깬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나봅니다. 지각 몇번이 결석 한 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수업도 몇 번 남지 않은 지금, 다시는 지각하지 않으리라 다짐해봅니다. 내일은 축산의 날이라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오늘 과 모임도 안 가고 나름 공부라도 할까 했는데, 몸도 마음도 피곤하다는 핑계에 뒹굴거리다가 아무도 보지않는 블로그에 글이나 쓰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삶에서 많이 멀어졌습니다. 정말 나중에 이 글을 본다면, 이 때가 얼마나 우스울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제가 얼마나 행복한지는 알고 있습니다. 바라던 대학에 들어와서 배우고 싶은 걸 배우면서, 정말 좋은 사람들과 지내고 있습니다. 이 시간들을 의미없이 보내고 싶지도 않습니다.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서 제 일에 최선을 다 하고 싶습니다. 시간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제 의지에 달린 일이라는 것쯤이야 알고는 있지만요.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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