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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글/일기(2013~)

2013.4.13

  공부가 하기 싫다.

  그러고보니까 항상 (반성과 각성의 의미에서)이맘때 이런 글을 쓰고, 학기가 끝날 때 '생각보다는 잘 한 것 같다'로 끝났지.  왜 저번 학기는 항상 공부를 열심히 한 것처럼 느껴질까. '공부하다'라는 낱말이 향수처럼 느껴진다.


어쨌거나 지금은


집중이 너무 안 된다.



그래, 그 사실을 알고 있으니 '최대한 수업 시간에 열심히', '공부는 짧고 자잘하게' 같은 생각을 짜내었지. 하지만 '최대한 수업 시간에 열심히' 원칙은 교수님이 수업을 안 하시니 깨지고, '공부는 짧고 자잘하게'는 '자잘한 공부를 할 시간이 없다+오늘은 너무 바빴어. 남은 시간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다른 짓을 해야지'는 핑계로 사라졌다. 심지어는 '전혀'공부를 하지 않은채로 심리통계 퀴즈를 보지 않았나.


슬슬 수업의 방식과 자료, 내용을 탓하게 된다.

세상엔 수많은 독학자가 있는데, 수업을 듣고있는 상황에서 수업의 질을 따지는 건 그냥 공부가 하기 싫다는 말과 같다. 알고는 있다. (그렇다. 고백하건대 나는 공부가 하기 싫다!) 하지만 주입식 교육이 익숙한 나는 '내용은 책을 읽고 너희는 내 자랑을 들어라'하는 수업에 도무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주마다의 퀴즈. 확실히 퀴즈를 보면 공부를 한다. 하지만 어느새 old exam을 보고 답만 외우고 있다. 한심하네. 저번 학기 유전학은 그래도 번역판은 한 번씩 읽었는데 이번 학기 영양학은 old exam만 보다가 작년과 다르게 나온 퀴즈를 읽고 멘붕. 이게 뭐야.

 

  책을 한 번 읽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그러니 한 번 읽은게 머리에 남아있을 리가 없다. 그런데 왜 글씨를 따라가는게  눈 뿐이냐. 손을 움직이기 귀찮다. 오늘 대체 나는 뭘 한걸까.


  책을 '읽는 것'조차 힘이 든다.

머릿속에 떠다니는 온갖 잡생각들. '이걸 읽는 게 아니라 다른 부분을 더 파야 하지 않을까'하는 비효율적인 생각. 결국 아무데도 집중하지 못하고 건드리는 카톡, 인터넷.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기숙사. 다 힘들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분명 이 글을 쓰려고 할 때는 '마음을 다잡자'였는데 말이다. 글에 논리나 있을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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