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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심리학

인간의 이해) 존재론적 자아를 밝힐 노력

  Klein(2012)은 자아를 인식론적 자아(epistemological self)와 존재론적 자아(ontological self)로 나눈 후, 과학이 다룰 수 있는 자아는 객관성을 전제하는 인식론적 자아뿐이므로, ‘의 주관적인 느낌인 존재론적 자아에 대해서는 과학이 다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Klein은 실험 대상이 주체가 되어야 하는 과학적 방법론을 부정하고, 자아를 탐구하기 위한 대안으로 철학을 제시했다. 본 과제의 주제인 자신에 대한 개념 중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자아가 얼마나 되는지역시 Klein의 글을 읽고 나올만한 매우 철학적인 질문이다. 이 질문을 개인의 고찰만으로 답하기 위해서는 명상을 통해 외부 자극을 의식에서 지우거나, 내성법을 이용해 자신의 인지 과정을 유추하는 등, 자기를 인식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해야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아에 대한 의미 있는 통찰을 얻을지도 모른다. 그 러나 심리학은 이미 인간이 자신의 인지 과정을 제대로 자각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지 오래다.

  인간은 똑같은 파동을 통해서도 소음과 언어를 범주적으로 구별하고, 구성적 특성에 의해 과거의 사건을 실제와 다르게 기억한다. 동시에 자신의 마음이 일으킨 과정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리지도 못한다. ‘자아의 전체 과정에 대한 주관적 자아의 비율은 자신에 대해 말하는 그 누구의 답이라도 완전한 진실일 수 없다. 자아의 전체 과정은 자각할 수 없는 세밀한 뇌의 조정을 포함하며, 주관적 자아가 한 문장의 생각을 하는데도 수많은 무의식적 추론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인간은 철학적 통찰만으로 자신의 인지 과정 전반에 대해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인간의 자아를 완전히 밝힐 방법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과학적 방법 뿐이다. 인간과 그의 자아가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이상, 과학은 그것을 물질로서 다루고 측정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신경 과학자들은 몇 십 년 전부터 의식의 신경 상관물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설령 그들의 노력이 모두 헛수고였고, 자아를 과학적으로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 해도, 그러한 이유 또한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서만 밝혀질 것이다.

  존재론적 자아를 관찰할 수 없다는 Klein의 주장은 200년 전 철학자 Comte의 말을 상기시킨다. Comte는 밝혀낼 수 있는 지식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몇 만 광년 떨어진 별의 성분에 대해 아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 단언했다. 그 후 20년도 되지 않아 과학은 별을 구성 성분을 정확히 밝혀내었다.

  별의 성분을 알아내기 위해 쓴 방법은 분광학으로, 물질이 방사하는 스펙트럼을 분석하여 물질을 추론하는 간접적인 방식이다. 그러나 그것을 통해 내린 결론은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다. 주관적 자아에 대한 불가해성은 별의 성분에 대한 과거의 논쟁을 닮았다. 둘의 다른 점은 인류가 아직 그것을 과학적으로 연구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사실뿐이다.


Klein, S. B. (2012). The Self and Science Is It Time for a New Approach to the Study of Human Experience?.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21(4), 253-257.

  • Categorical perception은 인간이 연속적인 파동을 구별된 음소로 인지하는 현상. 간단히 말해, ㄱ에서 ㅋ까지 기계로 음을 만든 후 차례차례 제시하다보면 어느순간 ㄱ이었던 것이 ㅋ으로 들리게 된다.
  • 기억의 구성적 특성은 인간이 자신이 경험한 사건을 그대로 기억하지 않고 배경 지식과 맥락에 맞게 처음부터 다시 구성하는 현상. 
  • 중간고사 때 낸 글인데 통찰 점수가 1점 깎였다. 글 내내 주야장천 과학적 방법을 고집했지만, 정작 어떻게 현상적 의식을 밝힐 수 있을지는 쓰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언젠가 더 자세히 생각하고 글을 쓰고 싶다. 
  • SF 작가 테드 창(Ted Chiang)의 단편 '이해(Understand)'에서 '자신의 인지 과정을 느끼는 인간'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그가 처음 쓴 작품이라는데 상상력이 대단하다. 사람이 자신이나 타인의 인지 과정을 정확히 느끼는 순간이 언젠가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