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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글/일기(2011~)

7월 21일 일상 후기


  시계줄을 바꿨습니다. 땀에 절고 헤졌던 속이 새하얗게 바뀌니 손목마저 보송보송해진것만 같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차온 손목시계입니다. 4년 넘게 함께 보냈는데 시계줄만 바꿔도 새것같습니다. 대학 가서까지 차겠다고 졸라서 얻은 기억이 납니다. 첫 눈에 반해 고른 녀석이었고 정든 지금도 익숙함이 좋습니다. 핸드폰 없이 살던 3년, 시간을 확인할 때마다 왼쪽 손목을 보던 습관은 핸드폰이 생기고 2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라, 가끔 시계를 차지 않은 채 밖을 나오면 핸드폰이 있든, 주변에 시계가 있든 불안해합니다. 4년만에 햇빛에 그을리는 여름을 맞아, 제 손목에도 시계자국이 선명합니다. 어느새 서로가 서로의 살색을 변하게 하는 관계까지 된 셈입니다.
   광주 버스터미널 영풍문고 한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오르한 파묵의 순수박물관을 1권까지 읽었습니다. 1인칭 화자한테 욕 하면서 보기도 참 쉽지 않은 일일텐데, '이런 개객기 >> 아니 이런 @#$%^&*( >> 헐 병맛같은녀석 아아.. >> 아니 그래도 #$%^&*()_!!'하면서 읽었습니다. 대강의 줄거리는 몇 달 전 신문에 나와서 알고 있었지만, 직접 읽으니 역시 남다릅니다. 우리말 번역으로 한다리 거쳐서 왔음에도, 저같은 문학과는 영 담 쌓은 사람이 보기에도 섬세하다 싶은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2권은 언제 볼 지 모르겠습니다.
  스마트폰 화면 티스토리에 '글쓰기'기능이 생긴지는 한참 지났지만, 역시 긴 글을 터치자판으로 쓰기는 힘듭니다. 트위터였다면 한 문장 멋드러지게 쓸 수 있겠지만, 슬슬 글이 길어지니 부담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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