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줄을 바꿨습니다. 땀에 절고 헤졌던 속이 새하얗게 바뀌니 손목마저 보송보송해진것만 같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차온 손목시계입니다. 4년 넘게 함께 보냈는데 시계줄만 바꿔도 새것같습니다. 대학 가서까지 차겠다고 졸라서 얻은 기억이 납니다. 첫 눈에 반해 고른 녀석이었고 정든 지금도 익숙함이 좋습니다. 핸드폰 없이 살던 3년, 시간을 확인할 때마다 왼쪽 손목을 보던 습관은 핸드폰이 생기고 2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라, 가끔 시계를 차지 않은 채 밖을 나오면 핸드폰이 있든, 주변에 시계가 있든 불안해합니다. 4년만에 햇빛에 그을리는 여름을 맞아, 제 손목에도 시계자국이 선명합니다. 어느새 서로가 서로의 살색을 변하게 하는 관계까지 된 셈입니다.
광주 버스터미널 영풍문고 한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오르한 파묵의 순수박물관을 1권까지 읽었습니다. 1인칭 화자한테 욕 하면서 보기도 참 쉽지 않은 일일텐데, '이런 개객기 >> 아니 이런 @#$%^&*( >> 헐 병맛같은녀석 아아.. >> 아니 그래도 #$%^&*()_!!'하면서 읽었습니다. 대강의 줄거리는 몇 달 전 신문에 나와서 알고 있었지만, 직접 읽으니 역시 남다릅니다. 우리말 번역으로 한다리 거쳐서 왔음에도, 저같은 문학과는 영 담 쌓은 사람이 보기에도 섬세하다 싶은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2권은 언제 볼 지 모르겠습니다.
스마트폰 화면 티스토리에 '글쓰기'기능이 생긴지는 한참 지났지만, 역시 긴 글을 터치자판으로 쓰기는 힘듭니다. 트위터였다면 한 문장 멋드러지게 쓸 수 있겠지만, 슬슬 글이 길어지니 부담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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