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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글/일기(2011~)

9월 1일 일상 후기


  시티 재밌네요. 친구들이랑 기숙사 앞에서 맥주마시다가 녹두까지 가서 막걸리 마시고 피시방에 들어간 게 1시쯤, 그리고기숙사로 돌아간 게 5시 반... 기숙사에는 스투가 들어있는 노트북과 영구 계정이 있다는 사실만큼은 비밀입니다. 싸일런, 넌 내거야!

  프란츠 퍼디난드 노래 좋네요. 루시드 드림도 좋고, 마티네도 좋고, 무엇보다 기타 연주가 참 좋네요. 세상에 아직 들을 노래가 많아 다행입니다. 

  얼음과 불의 노래 2권 원서를 샀습니다. 번역본이 쓰레기라고 들어서, 눈물을 머금으며 영풍문고 외서 코너에서 책을 꺼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페이퍼백이니 네 칸으로 자를 생각입니다. 제가 영어를 아무리 못해도 10화짜리 미드 볼 시간보다는 적게 들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개강했습니다!
  제 2학기 시간표는 모든 과목이(?)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아침에는 컴퓨터와 마음 시간 설문조사에서 마음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보더니 오후에는 심리학 개론 시간에 마음이 무엇인지 연구한 역사를 ppt로 보여주는 식입니다. 심개 참고도서는 1학기 때 배운 마음의 탐구 교재라네요. 그리고 오늘은 세 시에 사람 뇌의 구조와 기능을 들으러 갑니다. 역시 대학은 강의를 골라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아직 전공에 진입하지 않은 1학년생의 특권입니다.
  물론, 이맘 때 꼭 들어야 할 과목도 있습니다. 학문에 기초에 해당하는 화학이나 생물학 같은 강의가 해당됩니다. 1학기 때 화학을 들었으니 이제 생물학을 들을 차례입니다. 즐겁게 고른 교양에 비해, 생물학이 싫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반학기 화학/반학기 생물학이라니, 이렇게 듣고 저 거대한 학문들을 어떻게 이해하라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통년 과목을 고를 줄 모른 제 책임이 크기도 했지만요. 그래도 고등학교 때 생1, 생2 듣고 왔으니, 화학보다야 재밌게 들을 수 있겠지요. 생명과학을 위한 수학은 지난 학기와 같은 교수님으로 골랐습니다. 교수님, 이번 학기도 자주 찾아가서 귀찮게 해드리겠습니다.
  개강을 했는데도 한 것 같지가 않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이라고 출석만 부르고 수업이 끝나니 오히려 날도 잘 가고 좋았습니다. 놀아줄 사람도 없고 놀 돈도 이젠 없어 기숙사에 와서 버바네 휴게소를 그렸습니다.


  석 달 놀아난 것이 사람한테 영향이 크나 봅니다. 의지력이 날이 가수록 약해지는 기분입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맞을까 마음 속에서 갈등한 건 방학 전 영어학원을 끊을 때가 최고조였지만, 그 때 생겨난 물음은 모른척 하기는 쉬워도 쉽게 가라앉지는 않습니다. 이제 나이 고작 스물 한 살. 내 뜻대로 세상을 살지 않으면 세상의 뜻대로 살아가게 된다는데, 아직 세상에 휘둘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 목표를 '고등학교 때 책에서 읽은 동경'과 구별지을 필요가 있을지는 이번 2학기, 인지과학 입문자 코스(..)를 다 끝내고 나서 고민해도 충분하겠지요.


  버바네 휴게소 플롯을 다 짰습니다. 이 만화를 보는 사람 중에 누가 이 블로그에 들어오겠냐마는, (+이 블로그에 들어오는 사람 중 누가 이 만화를 알아먹겠냐마는) 몇 시간동안 플롯 포스팅이 '공개'로 되어있어서 깜짝 놀라며 얼른 비공개로 돌려놓았습니다.대충 16~20화는 나올 분량인데 이거 다 끝낼 수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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