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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글/일기(2013~)

2013.2.16. 토플 시험

한 달 반 방학을 책임진 토플을 성동공고 운동장에 내다버리고 왔다.


  어차피 관악구에는 토플 시험장이 없지만, 2월 시험을 1월에 신청하다보니 서초, 강남 쪽 좋은 시험장은 이미 다 찬지 오래였다. 집에서 한참 떨어진 중구 성동공고를 골랐다. 인터넷으로 읽어 본 시험장 후기는 '괜찮았다'부터 '괜찮았다고 쓴 놈들 다 알바다'까지 다양해서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헷갈렸다.


'시험 내용을 유출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종이에 사인을 하고 왔으니 시험장에 대한 이야기만 하자면


성동공고 E랩은

1. 종이 칸막이가 좀 벌어져 있었다. 하얀색 하드보드지다. 그래도 살짝 움직이니 다 가려졌다. 감독관이 주의를 줬다.

2. 감독관 분들은 참 좋았다. 연필도 두 자루 달라고 하니까 원래는 안된다고 말씀하시면서 갖다주시고, 

   종이도 금방 갈아주셨다. 귀마개도 허락받고 쓸 수 있었다.

3. 옆 사람 스피킹이 다 들린다. 세 번째로 시험장에 들어간 나는 리딩을 풀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describe the city you live in'을 들어야 했다. 조금만 더 늦게 갈 걸 그랬다.

4. 난방은 따뜻했다. 쉬는 시간 갔다온 화장실은 물론 추웠다. 수업을 받는 성동공고생이 보였다.

5. 컴퓨터가 좀 오래되어서 그런지, 맨 처음 리딩 시작할 때 글자가 가로로 조금 번졌다. 

   못 볼 정도는 아니었고, 다행히 몇 분 있으니 진정되었다.

6. 내 컴퓨터만 그랬겠지, 스페이스바가 잘 안 눌렸다. 라이팅 쓸 때 적잖이 당황했다.


별 다섯 개에 3.5개는 줄 수 있을 성싶다.

다음 시험에도 같은 시험장을 갈 의향이 있냐고 묻는다면, 다음 시험을 볼 생각이 없다;



이 외 시험 문제를 유출하지 않는 선에서 시험에 대한 간략한 느낌을 써보자면 이러하다.

1. 리스닝에 더미가 나왔다. 그 파트를 제일 열심히 풀었다; 

    break time에 고사장을 나서자마자 그 부분이 더미라는 게 생각났다.

2. 리스닝 파트 1 첫번째 대화는 미칠듯이 빨랐다. 여자가 남자 말을 끊고 자기 말을 하자 남자도 여자 말을 끊었다.

3. 리딩과 라이팅에 그림이 나왔다. 두 경우 다 처음 봤다. 하긴, 내가 시험을 처음 봤구나.

4. 스피킹 시간에 랩을 했다. 말을 버벅대지는 않았는데 리스닝 파트 1 첫번째 대화 년놈들보다 더 빨리 말한 것 같다. 

   다섯문제 시간이 다 조금씩 남았다. 여섯번째 문제에서 시간을 조절하니 마지막 단어에서 팍 끊겼다.

   뭐라고 말했는지는 모르겠다. 영어로 말할 때면 베르니케 실어증에 걸린 것만 같다.

5. 시간이 참 빨리 갔다. 2년 전에 정시 논술 보던 때가 생각났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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