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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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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enix park 입구, 원앙, 다람쥐, Dublin, Ireland 강의가 없는 월요일에 마음 먹고 Phoenix park에 갔다. Phoenix park는 시내에서 서쪽 끝자락에 있다. UCD 입구에서 46a번 버스를 타면 종점이라 한 번에 갈 수 있다. 종점이면 당연히 가만 있다가 다들 내릴 때 내리면 되겠구나 하고 마음 놓고 더블린 버스의 wifi를 즐기고 있었다. 한낮의 버스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종점에서 반대 노선으로 돌았다. 버스가 시내에까지 돌아가고 나서야 내려서 똑같은 버스를 타고 마음을 졸여가며 종점 Phoenix park에 도착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Phoenix Park는 유럽에서 제일 큰 공원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이곳을 유네스코에 세계 문화 유산으로 추진하려 한다. 정말 넓다. 따지고 들면 더블린 시내보다 더 넓을 성싶었다. 저녁에 학교에 돌..
Grafton Street, 거슬러 올라가 Trinity College까지 아일랜드에 가기 전에는 Grafton Street이 우리나라의 명동같은 곳이라 생각했는데, 오고나서 보니 이곳은 명동보다는 삼청동이나 인사 동에 가깝다.여러가지 전통 기념품부터 버스킹까지. 아일랜드답게 펍은 곳곳에 빠지지 않는다. 아일랜드 락 밴드 The Script의 Before the worst 라는 곡에는 비 오는 날 Grafton Street에서 사랑하는 이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는 가사가 나온다.우리나라로 치면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심지어 비가 오는데) 하는 프로포즈다. 당연히 노래를 들으면서는 그런 프로포즈를 누가 받아줄까 싶었다. 다행히 이방인의 눈에 비친 더블린 거리는 그 정도 낭만은 있었다. (그러고보면 아기자기한 집들이 한 번에 보이는 삼청동 언덕 위도 프로포즈 하기에 잘 어울린다..
St. Stephen Green Park, Dublin, Ireland 친구네 flatmate인 글렙과 쥴이 식기를 사야한다길래, 친구와 함께 시내의 쇼핑 센터에 가기로 했다.목적지는 Grafton Street의 끝자락에 있는 '이름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보면 커다랗던 쇼핑 센터'. 무작정 39a 버스에 올라탄 후 버스에서 구글링하니 Stephen Green Shopping Centre라고 나왔다. 친절한 아이리시의 도움을 받아 쇼핑 센터 가는 길목인 St. Stephen Green 공원 앞에서 내렸다. 남쪽 문에 들어오자마자 웬 분수대 하나가 보였다. 음, 빈곤한 아이리시 서민들인지 삼위일체라도 알려주시려 오신 수녀님들인지 알 수는 없었다.어딘가에 설명이 있을 법도 한데, 가던 길이라 사진만 찍고 바로 지나가야 했다. 스티븐 그린 공원은 도심 속 작은 공원이다. 걸음 수로 ..
UCD TradSoc performance at Devitts Pub, Dublin, Ireland 아일랜드 하면 단연 음악이다. 애초부터 아일랜드에 교환학생으로 오면면 다른 건 몰라도 아일랜드의 악기 하나만은 배워오고 싶었다.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 날, 외국인 학생들 사이에서 흥을 돋워주는 멋드러진 휘슬 친구가 있었다. 무턱대고 그에게 악기를 배우고 싶다 하니 아일랜드 전통 음악 동아리 Tradsoc을 소개해주었다! 수요일에 학생회관으로 오라며, 수첩에 메일을 남겨주었다. 수요일에 학생회관에서 멋진 아일랜드 전통 음악을 들었다. 게다가 바로 다음날에 Devitts Pub라는 곳에서 공연을 한다고 초대받았다! 여기까지가 오밤중 아이리시 펍에 술 마시러 음악을 들으러 간 사연이다. Devitts pub은 city centre에서도 한참 떨어진, 학교와 가까운 곳에 있었다. Leeson street에서 내려..
UCD_Belfield Bike Shop, Dublin, Ireland 학교 내 자전거포에서 자전거를 샀다. Buddy인 Sophie가 이곳이 제일 비싸댔지만, 이미 산 다음이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왕 산 자전거이니(심지어 새 자전거다) 많이 돌아다니고 비싼 값에 팔아야겠다. Belfield Bike Shop. 휙휙 지나가는 자전거를 닮은 간판이다. 주변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아일랜드에서는 자전거를 타는데 규정이 있다. 법적으로 자전거 앞뒤에 라이트를 설치해야 하고, 밤에는 눈에 잘 띄는 형광 옷을 입고 다녀야 한다. 헬멧은 의무가 아니다.아일랜드 밤은 우리나라보다 일찍 찾아들고 훨씬 어둡다. 가로등이 적어 땅이 밝지 않다. 대신 별은 잘 보인다. 내 자전거는 오른쪽 검은색 자전거이다. 중고품이 보라색밖에 없어서 결국 새 걸 샀다.키가 작아서 맞는 자전..
2013.01.13~14. 인천에서 암스테르담을 지나 더블린까지 사진은 넘쳐나니 짬이 나는 지금부터 정리를 해야겠다. 2014년 봄학기 해외 수학으로 반 년간 아일랜드 더블린의 University College Dublin에서 공부하게 되었다. 살면서 얼마나 이 나라를 떠날까 싶으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아일랜드에 대한 동경을 놓지 않고 살아온 덕이다. 마음을 품고 있으니 언젠가는 되더라. 농장 실습 한가운데였던 교환학생 발표날부터 출국일까지 날짜는 알아서 줄어들었다. 설렘에서 부담감과 지루함, 두려움과 작은 후회로마저 변했던 마음이 공항에 들어서니 순식간에 초심을 되찾았다. 매년 세계 공항 순위의 1,2,3위를 다투다보니 결국 세계 공항 순위 자체를 없앴다는 전설의 인천 공항. 시작의 장소인 동시에 가족과 헤어지는 순간이다. 입국 심사 때 배낭 가득한 전자제품을 죄다 ..
2014.01.03 할머니댁과 고양이 아일랜드에 출국하기 전, 마지막으로 외갓집에 들렀다. 외할머니를 뵌 후, 언니와 함께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면 미암리 시골은 사람이 별로 없었다. 겨울이라 밭에도 거두지 않은 배추만이 자라고 있었고, 빈 집과 고장난 기계들만 을씨년스러웠다. 큰외삼촌의 친구분이시라는 할아버지 댁에는 백구가 있었다. 눈물자국은 조금 있지만 잘생겼다. 빨간 코가 나이를 짐작케 한다. 길을 가다가 고양이를 보았다. 빈 개집을 보금자리삼아 살던 듯했다. 이런 상황이 있을 줄 알고 가져간 카스타드로 꼬셔보았다. 언니가 카스타드 빵을 주며 말로 어르는 동안 나는 카메라를 들었다. 아니 이게 무슨 맛이오! 길고양이답게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먹을건 다 먹었다. 카스타드 빵 하나가 사라졌다. 카스타드..
2013.12.23 한우 파워블로거인 언니가 한우 체험단이 되었다. 한우가 덩어리째 들어왔다. 한우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못한 언니는 이 고기는 불고기용이라고 불고기용 양념을 사오라지 않나!돼지 삼겹살이랑 똑같은 기름장을 만들지 않나!!고기가 거뭇거뭇해질때까지 구워버리지를 않나!!!심지어 남은 고기를 냉동실에 얼리지를 않나!!!! 얻어먹는 입장에서 무슨 한우의 예를 논하겠나.그냥 열심히 사진찍고 맛있게 먹었다. 케백옹 + 16-45 아무개 온라인 게임에서 체력 절반 올려줄 아이템같은 자태. 먹어야하니 펼친다.냉동되었던 고기라 색이 좀 죽었다ㅠㅠ 산소에 노출되지 않으면 색이 변한다고 한다. 씁 소고기를 저렇게 많이 구우면 질기다ㅠㅠ 새벽에 사진을 올리니 괜히 배고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