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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 후기 두부를 시골에 보냈습니다. 집에서 콩물장사라도 하냐고 물으신다면, 두부는 전에 집에 살던 말티즈 이름이라 답하겠습니다. TV 동물농장에 나오는 천하의 나쁜 사람들이 남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두부는 어느날 우리집에 왔습니다. 원래 언니의 강아지였는데, 언니가 동물을 기를 수 없는 오피스텔로 이사하면서 광주 집으로 보내왔습니다. 부모님은 맞벌이인지라 당시 고3이었던 저보다도 늦게 오시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 집은 동물이 애정을 받으며 살기엔 그다지 좋은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환경이 평균 이하였어도 같이 사는 사람들이 평균 이상이었다면 평균에 가깝게 수렴했을텐데, 같이 살아온 사람들 점수도 높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두부 판단은 어땠을 지 모르겠습니다. 개를 처음 키워보는, 그것도 바라지 않던 개를 키우..
7월 28일 아침까지 일상 후기 학교에 '신입생 세미나'라는 강의가 따로 있습니다. 줄여서 신세라고 하는 신입생 세미나는, 오직 두 학기 이하로 다닌 신입생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 씩, 소규모로 뭉쳐 하는 세미나로, 1학점을 PASS/FAIL(우리학교는 S/U 라고 합니다; 읽을 때는 SNU.....(..))로 주는 거저먹는 학점 소중한 기회입니다. 신청은 신세 각각에 따라 이메일로 교수님께 에세이를 보내는 방법과, 보통 수강신청하듯 선착순으로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1학기 때는 메일을 쓰기도 귀찮고, 한 시도 아까운 수강신청에 한 과목 보태기 싫어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맘에 꽂히는 신세가 없었습니다. 2학기, 거저주는 1학점 놓칠 생각은 없었는데다가 마침 정말 맘에 드는 신세, 이름하여 '영화 속 언어여행'을 발견해서 교수님께..
7월 21일 일상 후기 시계줄을 바꿨습니다. 땀에 절고 헤졌던 속이 새하얗게 바뀌니 손목마저 보송보송해진것만 같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차온 손목시계입니다. 4년 넘게 함께 보냈는데 시계줄만 바꿔도 새것같습니다. 대학 가서까지 차겠다고 졸라서 얻은 기억이 납니다. 첫 눈에 반해 고른 녀석이었고 정든 지금도 익숙함이 좋습니다. 핸드폰 없이 살던 3년, 시간을 확인할 때마다 왼쪽 손목을 보던 습관은 핸드폰이 생기고 2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라, 가끔 시계를 차지 않은 채 밖을 나오면 핸드폰이 있든, 주변에 시계가 있든 불안해합니다. 4년만에 햇빛에 그을리는 여름을 맞아, 제 손목에도 시계자국이 선명합니다. 어느새 서로가 서로의 살색을 변하게 하는 관계까지 된 셈입니다. 광주 버스터미널 영풍문고 한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오..
해리포터 감상 후기+시간표 진짜 열심히 썼던 포스팅이 사라졌습니다. 키보드에 화를 내봤자 무슨 소용이겠냐마는 아ㅓ리ㅏ머ㅣ다러미ㅏ더기ㅏㅜㅏㅣㅜ리부ㅏ더기ㅏ버ㅣㅏ굳바ㅜ라우마ㅜㄹ비ㅏ두기ㅏ버ㅣㅏ;거;자버;가ㅓ 시도때도없이 저장하는 티스토리도 발등을 찍을 때가 있네요. 발등에서 피가 납니다. 뼈가 대여섯 동강은 난 것 같아요. 그니까 해리포터랑, 요즘 봤던 미드와 영드와 시간표 얘기를 했어요. 원래 쓰던 내용은 영화갖고 주저리주저리 말도 많았지만, 이젠 다 귀찮아요. 제가 기억하는 가장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시간표를 다시 짰습니다. 바보같이 자연대 '생명과학을 위한 수학'을 골라서, 핵심교양 '언어의 세계'를 들을 수 있다고 좋아라 했습니다. ...그냥 핵교 같은 건 졸업학기 때나 들으려구요.. 5학년..? 6학년..? 대통령이 두 번 바뀌..
고3 플래너 관찰 후기. 수능 때 썼던 플래너를 꺼내본다. 섬유로 된 표지 뒷면에 매직으로 ‘서울대학교 뇌인지과학과 10학번, 내가 1기임. 난 평생 대학에서 살테다’라고 적혀있다. 뇌인지과학과 가 학부인 줄만 알았던 시절이다. 옆 건물 학부생인 나는 10학번이 아니라 11학번이 되었고, 그나마 대학원은 15학번 이상으로 가게 될 것이다. ‘내 장점은 좋아하는 일에 결국 미칠 수 있다는 것. 뭐든 관심만 가진다면 좋아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라는 문구가 있다. 내게 물어본다. 나는 좋아하는 일에 미칠 수 있나? 지금은 대답할 수가 없다.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었나. ‘초등학생 때, 학원 문에 들면 꼭 느꼈던 긴장감. 그러면서도 ’난 긴장을 즐기니까!‘라고 했는데, 이제 진짜 그때 길렀던 의연함을 쓸 때가 되었..
7월 19일, 요사이를 돌아보며. 처음으로 블로그에 달린 '진지한 댓글'에 답글을 달다가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요새는 진지한 글을 쓰지 않았다. 방학을 맞아 시간은 많아졌고, 확실히 학기 중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이 블로그는 세상이용후기라는 제목을 달고는 있지만 정작 나는 세상을 '이용'하고 있지 않다. 세상을 쓰고 있지 않다. 내가 바라는 세상, 열심히 살면 그만큼 열심히 얻어가는 그런 세상을 쓰고 있지 않다. 지금 내 주변의 세상은 지극히 즐기기 위한 세상, 아니 그마저도 넘쳐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넋 놓고 바라보기만 하는 그런 세상이다. 일상이용후기라는 게시판에 쓰고 있지만, 일상조차 이용하고 있지 않다. 이용하지 않는 물건이 썩어가듯, 먹지 않는 음식이 상해가듯, 사람 마음이 슬슬 게을러진다. 주변의 세상이 부패해간다. 광주..
다시 짜는 1학년 2학기 시간표 1. 네이트 클럽에 올렸지만 포스팅 수나 좀 늘려보려고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2. 생물학/대국은 농생대 전용으로, 계절 때 안 들은 동기님들 같이 들어요. 생수는 김지영샘입니다. 지난학기 과제가 부족했다 싶은 동기님들 같이 들어요. 3. 언어의 세계는 1학기 때 듣겠다고 노래를 불렀던(..) 문학 파트 핵교입니다. 문영/문사 드랍한 동기님들 & 문학 핵교 안 건드리신 선배님들 같이 들어요. 아직 snuev에 강의평이 없는 새 교수님입니다. 그러니 학점을 잘 줄지도 몰라요(?) 4. 심개는 심개입니다. 살면서 심리학 관심없는 사람 본 적 없습니다. '제가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서..' 이러면 바로 '어, 나도'이러시던데 이 참에 한 번 들어보고 관심을 끊어봅시다. 5. 사람 뇌의 구조와 기능은 생명과 환경 ..
7월 12일 일상 후기 잉여라고 집에만 쳐박혀 있으면 집만 어지럽힙니다. 잉여는 밖에서 돌아다니다가 와야 전기세도 안 들고 집안 분위기에도 좋습니다.